기후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 전염병과 전쟁의 리스크가 높아진 오늘날,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쟁과 기후재난 상황 속에서도 생존 가능성이 높은 자산군을 분석하고, 각 자산의 특징과 실제 위기 대응력을 비교해보겠습니다.
금과 귀금속: 전통의 안전자산, 여전히 강할까?
금은 수천 년 동안 인간 역사 속에서 가장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특히 전쟁, 경제위기, 인플레이션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금의 가치는 더욱 강조됩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재난 상황에서 금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기후재난이나 전쟁이 발생하면 화폐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이때 금은 실물로서 교환 가능성이 높고, 통화 가치와 독립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화폐 대체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비상상황 대비 때문입니다. 다만, 금의 한계도 존재합니다. 휴대성이 낮고, 실제 재난 상황에서는 금을 소액 단위로 거래하거나 나누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또 금은 '보유'는 쉬워도 '사용'이나 '유통'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은, 백금과 같은 다른 귀금속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비상용 소형 금속 단위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금과 귀금속은 극단적 위기에서도 생존력을 가진 자산이며, 장기 보유 관점에서 강력한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 미래형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이 새로운 형태의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탈중앙화 구조와 한정된 발행량(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로 제한) 덕분에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경을 넘어 현금을 이동시키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통해 자산을 안전하게 이전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또한 제재를 받은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해 결제나 거래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관찰되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인터넷, 전력,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보안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자산을 잃어버릴 위험성(지갑 키 분실 등)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은 재난 상황에서 자산 이동성과 보안성 측면에서 금보다 뛰어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국가 단위 위기에서 자산 통제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금과 디지털 자산을 병행 보유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실물 생존 자산: 식량, 연료, 토지의 가치 재조명
기후재난, 전쟁, 팬데믹과 같은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자산의 개념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자산은 단연 실생활에 직접 연결된 생존형 실물자산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식량과 식수입니다. 유통망이 마비되거나 물가가 폭등하면, 식량은 그 자체로 화폐의 기능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세계식량계획(WFP)은 기후위기로 인해 2030년까지 수억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상식량과 자급자족형 농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연료 자원도 중요합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전력이나 난방, 이동수단의 에너지원 확보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화목, 프로판 가스, 태양광 패널, 전기 저장 장치 등도 실제 생존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지 역시 재난 시대의 전략적 자산입니다. 특히 농지가 있는 시골 부동산은 자급자족 및 자원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기후위기 대비 자급형 시골 거주지로의 이동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즉, 실제 생존에 필요한 자원들이 곧 최고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재난 시대, 자산의 개념이 달라진다
기후재난과 전쟁 같은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자산의 개념이 단순한 돈벌이 수단에서 벗어나 ‘생존 도구’로 변합니다. 금은 여전히 강력한 저장 자산이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유연한 자산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식량, 연료, 토지 같은 현물 기반 자산에 대한 준비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한 가지 자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금 + 디지털 자산 + 실물자산의 3중 분산 전략이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생존 재테크가 될 것입니다.